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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기계시대, 사교육은 해롭다
산업/기업 2017-02-09 14:11:07조회수: 3915

지금 우리는 ‘제2의 기계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루 맥아피 교수가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제2의 기계시대>는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새로운 차원에서 대체하게 될 시대를 일컫는다. 제2의 기계시대는 어떤 것인가. 제1의 기계시대는 산업혁명기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듯 기계가 인간의 육체적 힘을 대신하던 시대를 말한다. 즉 기계가 인간의 힘을 대신하고, 사람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지적노동과 두뇌노동을 하는 쪽으로 옮겨갔다. 

이런 기계의 힘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갔다. 또한 기계가 만들어내는 높은 생산력을 바탕으로 사람의 노동시간을 줄이고 여가를 확대하면서도 소득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회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이런 흐름이 대략 1980년대 초까지 이어져왔다. 이후 미국 레이건 행정부의 부유층 위주의 노동정책 등으로 비정규직 노동이 늘어나면서 중하층의 소득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어쨌든 제1의 기계시대에도 충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1의 기계시대를 통해서도 파괴된 일자리와 산업이 있고, 이에 대한 저항도 있었다. 방직공장 노동자들이 일으킨 기계파괴 운동, 러다이트 운동과 같은 저항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 충격은 흡수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계의 높은 생산력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훨씬 더 풍요한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그런데 제2의 기계시대는 기계가 인간의 육체적인 힘뿐 아니라 인지적인 영역까지 대신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대표적인 게 인공지능이다. 인간이 그동안 지적노동을 해서 기계와 차별화되는 노동 가치를 만들어 왔는데,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봉착하게 되었다. 제1의 기계시대처럼 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한 충격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인간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낙관론도 있다. 반면 제1의 기계시대와는 다르게 더 이상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점점 없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의 일자리가 근본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더 우세한 편이다. 일자리가 줄어들면 소득이 감소해 결국 자본과 기계를 가진 사람들은 더욱더 많은 이익을 얻고, 자본을 갖지 못하고 기계로 쉽게 대체될 수 있는 노동력을 가진 사람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과거 SF영화에 나오는 디스토피아가 이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금 어느 쪽의 전망이 옳으냐를 판단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든, 그렇지 않든 비관론과 낙관론이 공유하는 결론이 있다. 바로 로봇화와 인공지능으로 인해 기존의 일자리는 급속히 사라지거나 그 성격이 크게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미래에는 지금까지는 상상하기 힘든 일자리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4차 산업혁명’을 주창한 세계경제포럼(WEF)은 지금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들의 65%는 미래에 지금 없는 직업에서 일자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면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자녀 교육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사교육은 낭비일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기계와 다른 인간만의 능력을 키워야 하는 시대에 아이들을 시험문제 잘 푸는 ‘기계’로 키우는 방식이라는 점 때문이다. 입시 위주의 사교육은 협동심, 문제 해결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창의력 등 미래 일자리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키우기는커녕 오히려 말살시킨다. 과도한 사교육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위적 차원에서 얘기하는 게 아니다. 이제 사교육은 많이 하면 할수록 대다수 아이들의 미래에 해롭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당국뿐만 아니라 각 가정에서도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이토록 빠른 시대에 우리 아이들을 교육하는 방식이 수십 년 전과 같아서는 안된다. 지난해 말 작고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 15시간씩 공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새해에는 우리 아이들이 사교육에서 해방되게 하자. 그리고 사교육비의 일부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경험을 쌓는 데 쓰도록 하자. 그렇게 하면 부모들의 노후자금도 더 넉넉해진다. 그것이 기술발전으로 노후가 길어지고 일자리의 성격이 급변하는 시대에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웃기 위한 준비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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