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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분양제 도입을 반대하는 논리, 한 번 따져보자
부동산 2017-10-13 13:51:51조회수: 1402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후분양제를 LH가 짓는 공공부문부터 도입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12일 밝혔다. 기대에 비해 후분양제 도입 속도와 폭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한 술 밥에 배부르기를 바라겠는가. 현 정부가 후분양제 도입 의사를 밝힌 것 자체를 환영한다.


그런데 기사에도 나오는 것처럼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 그리고 기득권언론들은 후분양제에 대해 이런저런 딴지들을 걸 것이다. 몇 가지 예상되는 딴지들에 대해 미리 반론해둔다.


1. 후분양제를 하면 분양가가 인상된다고?

지금까지 선분양제 하에서는 건설업계들이 바람몰이를 통해 투기적 가수요를 들끓게 할 수 있었다. 선분양제에 발맞춘 3~5년 거치기간을 둔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필요 이상으로 가수요가 몰리니 건설업계도 분양가를 마구잡이로 올릴 수 있다. 후분양제는 주택 수요자가 자금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빚을 끌어와 집을 사기 어렵다. 또한 완성품을 보고 당시 경기 상황에 맞춰 집을 사야 한다. 이 경우 빚에 의존한 투기적 가수요가 줄어들게 되면 분양가는 인상되기는커녕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2. 후분양제를 실시하면 자금력이 취약한 건설업체들이 무너질 수 있다?

자금력이 취약한 건설업체들도 최대한 공급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보증 여력을 확대해주면 된다. 그리고 그들에겐 안타깝지만, 부실한 업체가 퇴출되는 것은 정상적 시장에서라면 이미 일어났을 일일 뿐이다. 오히려 완공된 주택의 품질을 보고 사게 되므로 부실업체들의 부실시공이 사라지고, 기획력이 좋고 높은 품질로 성실시공하는 건설업체들은 오히려 성공할 기회가 높아진다. 

또한 지난 몇 년간 박근혜 정부에서 사상 최대의 가계부채를 동원해 만든 ‘분양 호황’으로 상당수 건설업체들은 부채를 털었다. 건설업체들의 부채를 가계부채로 이전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후분양제를 실시하지 못한다면 언제 실시할 수 있겠는가. 


3. 후분양제 도입으로 주택공급이 줄어 집값이 뛸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몰라도 선분양제 하에서 투기적 과열과 침체를 반복하며 지나친 공급 과부족이 되풀이되는 흐름이 약화된다. 오히려 주택건설경기와 집값의 진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설사 이 주장이 맞다고 해도 선분양제하에서 분양권 차익을 노린 투기적 가수요가 들끓어 집값을 밀어올린 효과만 할까. 건설업체들 주장이 맞다고 쳐도 지난 몇 년간 사상 최대 분양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2017~2019년이야말로 후분양 이행을 위한 적기다. 

이처럼 후분양제를 공격하는 논리들은 근거가 없거나, 상황을 호도하는 논리들일 뿐이다. 수십 년 전처럼 급속한 도시화와 수도권 집중이 빠르게 일어나는데 주택을 공급할 건설업계의 자금력이 취약하다면 모를까. 실질적인 주택 수요에 비해 건설업계가 비대해질 만큼 비대해진 상황에서도 아직 선분양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어떤 핑계를 대도 이제 선분양제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 이는 기득권세력이 흔히 말하는 ‘반시장적 조치’와도 거리가 말다. 오히려 후분양제는 다른 모든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완성품을 사게 한다는 점에서 시장원리에 더 맞다. 건설업계가 ‘갑질’하게 하는 선분양제냐, 대다수 국민들이 편한 후분양제냐를 선택하는 문제다. 문재인정부가 후분양제 도입 의사를 밝힌 만큼 건설족의 공세에 휘둘리지 말고, 이번만큼 후분양제가 뿌리내리도록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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