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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살아가는 힘을 준 중2 시절, 그리고 테스의 추억
2017-11-20 09:44:13조회수: 786

저는 경북 경산의 시골에서 자란 촌놈입니다. 위에 형이 있어서 덜 했지만, 그래도 농사일을 거들어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김매기와 벼베기도 하고, 포도 묘목을 심고, 포도를 따고...농사일을 직접 거들어봤기에 농사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중2 여름방학 내내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부모님을 도와 산밭을 포도과수원으로 개간했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뙤약볕 아래에서 청석을 캐내고, 거름을 주고, 포도 묘목을 심고, 물을 주느라 고달픈 나날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방학숙제를 하나도 못해서 개학 후 담임선생님께 뺨따귀를 여러 대 맞았던 기억도 생생하고요. 


그래도 그해 여름 점심 직후에 낮잠 잘 시간을 쪼개 읽었던 "테스"의 감동이 있었기에 힘든 시절을 버틸 힘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읽어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테스는 자연주의 연애소설이기 이전에 노동소설이었습니다. 쇠락한 귀족 가문의 딸인 테스가 농장을 전전하면서 겪는 사랑과 노동이 당시 저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감사하게도 그런 중2 시절이 있었기에 인생의 온갖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힘도, 이 땅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능력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 때 서울로 유학오면서 고향을 떠났지만, 우리 농촌을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합니다. 또 농촌을 생각하면 부모님 생각부터 떠오릅니다. 오랜 농사일로 손가락 끝이 자글자글 갈라진 아버지와 등허리가 굽은 어머니를 볼 때면 늘 마음이 아픕니다. 들판에서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을 보면 우리 부모님 같기도 합니다. 


잘 알다시피 우리 농촌이 늙어가고 쇠락하고 있습니다. 농촌의 평균 소득은 도시가구 소득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소득이 떨어지고, 도시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다 보니 젊은이들이 찾지 않는 농촌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에서도 용인시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농촌 지역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농촌에 다시 활력을 더할 방법은 없을까요? 이런 고민 끝에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스마트 농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농촌의 정취를 살리면서도 우리 젊은이들과 50대 이후 귀농하는 도시민들을 끌어드리고 기존의 농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제안을 이번 주 김용민브리핑 [오큐파이 풀뿌리 9회]에서 소개했습니다. 한 번들 들어봐 주시고, 내용을 풍성히 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도 제안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포도농부 아들 선대인이 말하는 "스마트 농업"

http://www.podbbang.com/ch/9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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