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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 시절의 통계 조작과 왜곡 실태
2018-08-29 11:02:17조회수: 6499

최근 발표된 가계동향조사 통계를 두고 조중동이 자신들이 왜곡보도를 해놓고는 문재인정부가 통계를 주무르려고 한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행태를 보고 어이가 없어 소개합니다. 제가 그 동안 각종 지표 분석을 하면서 경험한 바로는 통계 조작과 왜곡의 달인은 이명박정부였습니다. 그걸 잘 보여주는 것이 저희 선대인경제연구소가 2013년 12월에 발표했던 보고서입니다. 주로 이명박정부 시절의 각종 통계 조작과 왜곡 현실을 정리한 보고서입니다. 많은 분들이 참고해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무료로 공개합니다.




<통계 조작과 왜곡이 넘치는 현실>


통계는 정확한 현실 진단과 대책을 내놓기 위해 꼭 필요한 국가 운영의 필수 인프라다. 우리 연구소는 정부 통계 등을 바탕으로 수많은 분석 작업을 하고 리포트를 내놓는다. 그런데 통계분석 작업을 하다 보면 정부 통계를 믿어도 될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어떤 경우에는 조사 방법상의 문제이거나 단순한 통계부실 문제일 수도 있다. 사실 경제 운용과 각종 정책 기획과 집행을 위해 탄탄한 통계 인프라를 갖추는 일은 매우 중요한데 한국의 통계는 여전히 부실한 경우가 많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실업률 통계나 주택가격 지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통계가 부실하면 각종 정책 결정과 국정 운영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국민 다수에게 피해가 발생한다.

 

그런데 단순히 부실한 통계를 넘어 어떤 경우엔 통계를 조작하거나 의도적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의혹이 드는 통계도 적지 않다. 정부 차원에서 정치적 의도나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에 맞춰 통계 기준 자체를 바꾸거나 마사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다. 예를 들어, 이명박정부가 ‘고성장 기조’를 합리화하기 위해 2011년 말의 소비자물가 체계 개편 당시 일반 가계의 소비 비중이 이미 매우 큰 보험료 항목을 넣지 않거나 금반지처럼 가격이 많이 오른 항목을 제외해 버리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실제보다 낮아진다. 실제로 201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4.0%로 한은의 소비자물가 관리 상한선에 걸리는 수치였다. 만약 이전 소비자물가 산정 방식을 그대로 가져갔더라면 그 수치는 4.4%로 한은의 소비자 물가 관리 목표를 벗어난 것으로 언론과 국민들의 더 많은 비판에 직면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소비자물가 통계를 실제보다 낮게 나오도록 마사지하면 한은이 저금리 정책을 지속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 경우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계속 지속돼 대다수 일반가계에는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사실 이 밖에도 정부가 의도적으로 통계를 조작 또는 마사지, 왜곡하고 있다는 의혹이 드는 경우는 적지 않다. 아래에서 크게 네 가지 사례를 통해 그 같은 실태를 살펴보자. 

 

<인구추계의 문제점>

 

2010년 말경 통계청은 그 해 이뤄진 인구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인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림1>에서 보는 것처럼 인구가 정점을 찍는 시기를 종전의 2018년(4934만 명)에서 2030년(5216만명)으로 12년이나 늦췄다. 갑자기 큰 사회경제적 변화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 12년이나 인구감소 추정 시기를 늦춘 것이다. 경제활동가능인구인 15~64세 인구 추이도 이전 추계와 달리 좀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점을 기록하는 시기는 똑같이 2016년으로 추계됐다. 어쨌거나 경제활동가능인구가 정점을 기록하는 시기는 똑같은데도 인구가 정점을 찍는 시기를 12년이나 늦춰지도록 추계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어쨌든 이 결과를 인용해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이들은 “인구 감소는 2030년에나 일어나니 그 때까지는 주택 수요가 계속 늘어난다”는 식의 선동 소재로 삼고 있다.  

 

하지만 통계청이 추계 결과를 바꾼 근거를 살펴보면 의구심이 많이 든다. 통계청은 인구 추계를 조정한 근거로 출산력의 증가와 기대수명 연장, 국제간 인구이동 증가 등을 들었다. 이로 인해 20대 이하 인구와 75세 이상 인구의 추계치가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같은 추계는 문제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20대 이하 인구 증가의 대부분을 설명하는 출산력에 대한 가정을 들 수 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이 임신 가능한 기간(15~49살) 동안 출산하는 아이의 수)은 2005년 1.08명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늘어나 2010년에는 1.23명까지 늘어났다. 통계청은 이 같은 추세를 근거로 향후 출산율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가정했다. 이렇게 해서 2020년 1.35명, 2030년 1.41명, 2040년 이후 1.42명으로 출산율이 계속 높아진다고 가정했다. 

 

<그림1> 




주)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하지만 이 같은 가정은 2005년 이후 합계출산율이 늘어난 이유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가정한 것으로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 2005년 이후 합계출산율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가임기 여성의 일시적 증가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30대 전반 여성 인구가 2009년부터 일시적으로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가임여성 가운데 30대 전반은 전체 출산의 45.5%를 담당할 정도로 출산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다. 이 연령대 가임여성이 증가하면 출생아수가 늘 것은 뻔한 이치다. 실제로 2009년 대비 2012년에 30대 전반 가임여성은 7만4500명 증가했으며, 출생아수와 30대 전반 여성 인구의 비중 추이는 상당히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실업난과 집값 폭등세가 지속되면서 출산율이 급감하던 시기(2001~2006년)나 미뤄졌던 출산이 황금돼지띠 출산붐에 따라 일시적으로 늘어났던 2007년 등을 빼면 이 같은 상관관계는 훨씬 더 강하게 나타난다. 30대 전반 여성인구 비중이 합계출산율 변화를 93% 가량 설명할 수 있을 정도다. 이 경우 2013년 이후부터 30대 전반 가임여성인구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또 다시 합계출산율이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13년 이후 출생아 수가 다시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2010년 인구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출산연령이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25~29세 여성의 70%와 30~34세 여성의 30% 가량이 미혼일 정도로 미혼율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또한 경제활동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고령인구는 증가하면 경제성장률 둔화를 가속화시키게 되는데 이 또한 결혼 감소와 출산율 감소를 초래하는 요인이 된다. 통계청 추계와는 달리 오히려 향후 출산율은 추계치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 

 

그런데도 이렇게 낙관적 가정이 너무나 당연한 듯이 통계청 추계로 발표되고 그 통계들을 바탕으로 각종 연구가 이뤄지고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으니 문제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인구감소 시기가 늦춰지면 건설업계가 주택 공급을 더 지속해야 하는 명분이 되기도 해 결국 가뜩이나 공급 과잉인 주택시장이 더욱 과포화상태가 되게 만든다. 또한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인구감소 시기가 늦춰져서 2030년까지는 대세하락이 안 일어난다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또한 인구추계가 좀 더 낙관적으로 달라지면 이를 바탕으로 한 국민연금재정추계도 실제보다 낙관적인 결과가 도출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통계 왜곡에 따라 정책과 시장 반응 또한 왜곡되는 문제도 심각하다.

 

사실 이 같은 현실과 추세를 파악하는 것은 사심 없는 전문가들이 면밀히 들여다본다면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그런데도 통계청이 인구추계를 그 같은 추세보다 매우 낙관적으로 조정한 것은 그 자체로 통계를 마사지하려 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풍긴다.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정책이 성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 했든, 또는 인구 감소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이라는 전망의 근거를 약화시키는 ‘통계 부양책’의 의도였든 모종의 의혹을 생각지 않으면 객관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인구추계 결과이기 때문이다. 

 

<지니계수 등 소득분배 지표>

 

대표적인 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가 노무현정부 때까지 계속 높아졌는데 세계적 경제위기가 시작된 이명박정부 들어 오히려 지니계수가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온 것도 사실상 통계 조작 의혹이 짙다. 정부가 소득분배지표를 바꾸기 전까지 2010년까지 작성한 지니계수 추이를 보면 <그림2>에서 1990년 이후 시장소득 기준이든 가처분소득(시장소득에서 공적 소득이전을 더하고 세금 부담을 뺀 소득) 기준이든 꾸준히 높아지던 지니계수가 세계 경제위기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오히려 정체되거나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난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지니계수 수치가 급등한 것이나 전세계적으로 경제위기 때 양극화가 더욱 확대되는 경향과도 동떨어진 것이다. 더구나 이명박정부는 이후 어떤 이유에선지 과거와는 다른 지니계수 수치를 2006년부터 소급해 다시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2009년부터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를 근거로 해서 이명박정부는 "노무현정부 때 악화된 소득격차를 개선했다"고 홍보한 것이다. 이는 대다수 사람들이 소득이 양극화되고 있다고 체감하는 현실과 다른 것으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한편 올해 6월에 보도된 한계레신문의 관련 보도를 보면 상대적으로 조금 더 현실에 가깝게 작성된 지니계수 지표가 포함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의도적으로 대선 직후에 공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의 발표 시점조차도 선거를 의식해 조절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정부가 대선 직후 발표한 새로운 지니계수도 정확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대선 직후 발표한 2011년 기준 지니계수(시장소득 기준) 0.357은 이전의 지니계수 0.342에 비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 또한 한국의 불평등한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그림2>
 
주) 통계청 가계소득분배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이 같은 통계청 조사는 표본조사를 통한 것으로 ‘타워팰리스’ 거주자처럼 조사를 꺼리는 최상류층의 실태는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 다행히도 상위 1%의 소득 집중도 윤곽이 경제학자 출신인 민주당 홍종학 의원에 의해 드러난 바 있다. 홍의원이 그 동안 사생활 보호라는 명분으로 공개되지 않던 국세청의 ‘통합소득 100분위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내용이 그것이다. 이에 따르면 2011년 기준 국내 상위 1%의 평균 소득(3억 8120만원)은 중위 소득(2510만원)의 15.1배였다. 하지만 이는 소득이 적어 면세 대상이 되는 과세 미달자를 뺀 비교인데, 과세미달자 560만 명을 포함한 경우 중위소득(1688만원)의 22.6배나 됐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의 소득격차도 계속 늘어났는데,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상위 10%의 평균 소득 증가액은 710만원으로 전체 평균 소득증가액 226만원의 3.1배, 하위 10% 평균 소득증가액 40만원의 17.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통합소득 상위 10% 이상 소득계층의 비중은 2007년 32.9%에서 2011년 34.3%로 늘어났다. 이 같은 소득 집중도는 대다수의 선진국들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멕시코나 아르헨티나 등 상당수의 중남미 국가와 맞먹는 수준이다. 사실 국세청의 소득 자료는 각종 비과세 및 감면 소득이 빠진 액수이므로 실제 소득격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한국의 빈부격차는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로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00년대 중반에 이미 30여 개 OECD국가들 가운데 빈곤층(전 국민 가운데 소득이 중위소득의 절반 미만인 계층)이 여섯 번째로 많은 나라가 됐다. 또 멕시코와 스위스, 미국에 이어 네 번째로 빈곤격차(poverty gap, 중위소득과 빈곤층의 평균 소득의 차이를 나타냄)가 큰 나라가 됐다. 하위 10%의 소득 대비 중위소득의 배율이 2.5배 정도로 멕시코, 미국, 터키에 이어 네 번째다. 
  
그런데 이 같은 통계조차 한국의 불평등도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처럼 보이게 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말한 대로 통계청 자료는 최상위 계층의 소득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있는 한편 평균 소득이나 중위 소득 등은 국세청 자료보다 상당히 높게 잡혀 있다. 하지만 통계청은 이 같은 표본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각종 불평등 관련 지표를 내고 있고 그것이 OECD에도 보고되고 있다. 정부의 각종 불평등 지표가 실제보다 훨씬 완화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홍의원이 밝힌 국세청 소득 자료를 바탕으로 대표적인 불평등도 지표인 지니계수를 구하면 2011년 기준 0.448이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도가 높은 셈인데, 이 수치를 그대로 대입하면 OECD 34개국 가운데 2000년대 후반 기준 가장 지니계수가 높은 멕시코(0.4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진다. 미국의 지니계수는 OECD 통계로는 0.38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의 소득 불평등도가 OECD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임은 분명하다. 이처럼 정부가 작성하고 있는 지니계수는 양극화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통계가 양극화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필요한 정책 대응을 요구하는 사회적 압력이 원래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결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대다수 서민들의 삶을 위한 적극적 대응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져 결국 피해를 입게 되고, 양극화는 더욱 극심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택보급률 문제>

 

이번에는 주택보급률 문제를 살펴보자. 그 동안 건설업계는 2000년대 집값 상승이 주택 공급 부족 때문이라며 그 근거로 주택보급률을 제시해왔다. 그런데 2002년을 기점으로 전국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후 부동산 붐을 타고 주택 분양이 지속되면서 주택보급률이 2008년에는 110%에 육박하게 됐다. 건설업계의 ‘공급부족론’이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의 대변자들이 “주택보급률 기준이 달라진 현실을 반영하지 못 한다”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택보급률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2009년 주택보급률 기준을 개정해 단독다가구주택의 구분 거처를 주택수로 인정하되 전체 가구의 4분의 1에 가까운 1인가구를 가구수에 넣어 새로운 주택보급률을 내놓았다. 1인가구가 급증하는 추세인 것은 맞지만, 그 특성상 오피스텔이나 원룸, 하숙촌, 고시원 등에 주로 사는 이들을 굳이 주택이 필요한 가구 단위로 통째로 들어가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이들 1인가구 대부분은 최소 몇 억 원대 주택의 유효 수요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부분 주택 임대 수요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국토부는 이미 전국적으로 수십 만 호에 이르는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산정하지 않았다. 또한 근린상가 등에 딸린 주거공간이나 옥탑방이나 컨테이너하우스, 가건물 형태도 주택에서 제외했다. 대부분 나라에서 이들 주거도 주택으로 산정하는데도 말이다. 

 

그 결과 주택보급률이 종전 기준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그림3>에서 보는 것처럼 2009년 기준으로 111.0%이던 기존 주택보급률은 새로운 주택보급률 기준으로는 101.2%로 떨어졌다. 주택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건설업계 등의 주장을 합리화해준 것으로 오히려 개악에 가까웠다. 더구나 감사원조차 2013년 초 ‘서민주거안정시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에서 조금 다른 각도이긴 하지만 주택보급률 기준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지적한 것처럼 국토부가 주택수 산정에서 제외한 영업겸용 단독주택 및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 등을 제외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주택을 포함하면 주택보급률은 3.8%포인 가량 더 올라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런 식으로 국토부가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공급 일변도 정책으로 97만 호 가량을 과다 공급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참고로 2012년 기준으로 전국 주택보급률은 종전 기준으로 115.4%, 새 기준으로 102.7% 수준이다. 수도권의 경우 종전 기준으로 106.0%, 새 기준으로 99.0% 수준이다. 부동산 거품이 꺼질 무렵의 전국 기준 일본의 주택보급률은 110% 전후였다. 수도권이든 전국이든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난 셈이다.  

 

<그림3> 




주) 국토교통부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한편 건설업계와 국토부 등은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가면서부터 공급 과잉 상태를 은폐하기 위해 인구 1000명당 주택 수와 같은 엉터리 지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라는 지표는 나라마다 범위가 크게 다른 가구 개념 대신 인구수를 사용해 국제간 주택 공급 사정을 비교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엄밀한 의미에서 주택 과부족을 판단하기는 어려운 지표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서도 단순 비교가 어려운데도 1000명당 주택 수가 부족한 것처럼 발표하며 공급 과잉을 초래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효법인세율에 대한 눈속임 발표>

 

그 동안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 등 진보 성향의 상당수 언론들이 삼성전자 등 재벌대기업들의 실효 법인세율이 매우 낮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놓자 기획재정부는 2012년 7월 19일 이를 반박하는 보도참고자료를 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국세통계연보를 이용한 실효법인세율을 거론하면서 중소기업의 실효법인세율이 13.1%로 낮은 반면 대기업의 실효법인세율이 17.7%로 높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보도참고자료에서 기획재정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분류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그림4>를 보면 과세표준 구간별 실효법인세율 변화 추이를 숨긴 채 자의적으로 나눈 중소기업과 대기업 분류를 통해 상황을 호도했다. 기획재정부가 중소기업으로 분류한 대상기업은 상대적으로 실효세율이 낮은 50억원 이하 기업 23만 2837개 기업이었다. 명목세율 10% 적용대상인 과세표준 2억원 이하가 79.5%를 차지해 실효세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잡은 것이다. 반면 대기업은 현행 최고세율 22% 적용 대상인 과세표준 200억원 초과 기업으로 잡았다. 언론은 삼성전자 등 극소수 재벌대기업의 실효법인세율 부담이 중견기업보다 오히려 낮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대기업의 범위를 넓게 잡아 사실상 "물타기"를 한 것이다. 

 

<그림4>
 
주) 2011년 국세통계연보 및 기획재정부 보도참고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그림4>에서 볼 수 있듯이 실효법인세율이 200억원 이상~500억원 초과 구간을 지나면서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실효 법인세율이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기획재정부가 감추려고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자의적으로 구분해 실효법인세율을 제시하다 보니 50억원 초과~100억원 이하, 100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과표 구간 기업들이 기재부 분류에서는 통째로 빠져 버렸다. 한 마디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범위를 의도적으로 조작해 언론과 국민을 상대로 눈속임을 한 것이다. 사실 정부가 이 같은 특정 의도에 맞춰 눈속임을 하는 ‘언론 플레이’는 한두 번이 아니다. 

 

앞에서 본 사례들과 같은 의도적인 통계 조작이나 통계 마사지가 아니더라도 실업률, 소비자물가, 부동산 가격지수, 미분양 물량, 심지어는 GDP통계까지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부실한 통계들이 국내에는 수두룩하다. 그런 부실 통계들을 바탕으로 국가운영을 하니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통계가 엉터리니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모두가 체감하듯이 고용난이 매우 심각한데도 일시적으로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의 자영업 일자리가 많아지니 이명박정부 시절 박재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대박"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국민은행 주택가격 기준으로는 고점 대비 수도권 주택가격이 3%밖에 안 떨어졌는데도 4.1종합부동산대책 같은 대대적 부양책을 내놓는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몇 년 전 “일반 국민들이 부동산 호가에 속지 않도록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왜 국민들이 보기 편하게 만들지 않느냐”고 LH공사에 문의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담당자가 "위에서 그렇게 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이것이 과연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부요, 공공기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익히 알다시피 한국은 정보의 생산과 유통, 소비 과정이 기득권에 유리하게 왜곡돼 있다. 정부 정책이나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증권사나 정부 산하 연구소, 재벌계 연구소 등은 이해관계나 ‘상부의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은 기득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정보들을 주로 보도한다. 그런데 이 같은 정보 왜곡을 바로잡고 공익에 봉사해야 할 정부부터가 오히려 기초통계를 조작 또는 왜곡하고 있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앞서 말했듯이 통계는 국가운영의 기초 인프라다. 이 인프라를 정권의 입맛에 따라, 또는 일부 정부 부처의 관료적 이해관계에 따라 조작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중대 범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박근혜정부는 정권의 입맛에 맞춰 통계를 조작하거나 왜곡하는 일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가뜩이나 부실한 통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통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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