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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위기의 한국경제 해법은? "새판짜기식 패러다임의 전환"
정부정책 2016-10-31조회수: 780

[긴급진단] 표류하는 대한민국 경제 4: "경제체제를 새판으로 짜야"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대책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당장 경제정책 총괄부서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아예 경제체제를 새판으로 짜야 한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장을 내놓고 있다.  

◇ "과거 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경제가 쪼그라드는 조용한 위기"

먼저 위기에 대한 진단과 관련해서는 현 국면이 위기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위기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진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IMF 때는 급박하고 국가가 디폴트 상태에 이르는 그런 위기였지만 지금은 외환보유고도 충분하고 국가 신용도 좋다. 그렇다고 위기가 아닌 것은 아니다.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위기다, 중·장기적으로 저성장이 자리잡으면서 우리 경제가 쪼그라드는 조용한 위기다"라고 진단했다. 

유종일 KD I국제정책대학원교수도 "위기 판단은 주관적이다. 현 상황은 급성 위기가 아니다. 급성위기면 증상이나 문제 원인이 분명하고 대책도 바로 나올 수 있다"며 "비유를 하자면 심각한 염증이 생겨서 열이 펄펄 나면 페니실린을 놓는 것으로 치유할 수 있지만 지금은 몸이 골골해 가는 상태다. 무슨 주사 한방 맞고 한 두가지 처방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위기, 이에 대한 대책도 강조점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 재정·금리정책 약발 뚝…"경제정책 주도권 산업통상자원부로"

신세돈 숙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정책이나 금리인하가 아닌 환율정책을 통해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어려움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냉정하게 그동안 우리가 뭣을 잘못했던가를 돌아보고 반성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여태껏 정부정책은 한 손에는 재정을, 다른 손에는 금리를 가지고 문제를 풀어왔다. 지금까지 정부가 얼마나 많은 돈을 붓고 이자율을 낮췄나. 문제는 그래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거다. 이것은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이 돈과 금리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정부 경제정책의 주도권도 옮겨가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그런 만큼 이제는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주도권도 기획재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로 옮겨야 한다. 그래서 기업이 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무엇이 필요한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현재 우리 기업, 특히 중소 수출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기업이 뭘 잘못 해서가 아니라 세계 경제가 안좋고 환율이 계속 내려가다 보니까 경쟁력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 수출을 살리기 위해서는 환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율 인상의 어려움은 정부가 앞장서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상수지가 흑자기조여서 그대로 놔두면 환율이 내려갈 수 밖에 없고 정부로서도 환율을 올리기가 힘든 상황이라는 것은 잘 안다"며 "특히 환율을 올릴 경우 미국이 딴지를 걸 겠지만 정부가 나서서 미국을 설득, 환율이 지금보다 백원정도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단계에서 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도 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전문가들이 있는데, 이것은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현 단계에서 금리를 낮추면 우리 경제는 더 골병 들게 된다. 금리를 낮추면 대기업과 같이 담보있는 기업만 혜택을 본다. 중소기업에게는 남의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 서비스산업 활성화·내수 진작·동등한 경쟁 여건 조성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현재의 "조용한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대책의 하나로 꼽았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기득권자의 이익이 우선시 되면서 새로운 기업이 들어와서 경쟁할 수 있는 길이 봉쇄돼 있다는 데 있다. 이것은 재벌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버에 대한 택시업자들의 반대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업 진출을 막는 것이다. 면세점허가 과정은 정부가 앞장서서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새로운 기업 입장에서는 정말 경직되고 답답한 사회다. 이런 우리 사회의 답답한 구조를 질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대책이 바로 서비스산업 활성화다"라고 강조했다.  

서비스산업 활성화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문제의 핵심은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이냐이다.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하게 되면 기득권을 더 이상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 동등한 관계에서 경쟁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그래서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는 내수를 진작하면서 경제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인식과 문화를 선진적으로 바꾸는 일거양득의 대책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재벌개혁, 재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은 무엇보다 재벌중심의 독과점 구조의 타파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재벌 중심의 독과점 구조의 폐해는 많이 지적돼 왔다. 재벌개혁을 해야 기술 빅뱅시대에 필요한 혁신체계를 갖출 수 있다. 재벌 독과점 구조에서는 안전 위주의 사업을 하게 돼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 구조를 타파해야 이른바 스타트업이나 중소 중견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성장동력도 만들 수 있다. 경제가 균형감있고 활력있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독과점 구조의 타파는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구글이나 애플 등을 봐라. 새로운 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새로운 기업이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사업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선도한다. 국내에서는 스타트업들이 그렇게 성장할 수 없다. 독과점 구조 때문에 재벌기업 입장에서는 혁신을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인수합병도 힘들어지고 스타트업들과의 협업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회도 없다. 독과점 구조의 타파는 우리 경제는 물론 재벌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인 가계부채 문제와 기업구조조정 문제 등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도 주문했다.

"정부의 대응을 보면 폭탄이 터진 뒤에야 수습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선제적이 아니라 설거지다. 뒤로 가면 갈수록 수습비용이 커진다. 이것은 정부가 "우리 임기 안에만 사고 안나면 된다"는 근시안적인 단견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 임기 안에 사고 안나면 된다"고 하면 위기의 화약고는 더 커져간다. 실제로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미리부터 했으면 가계부채 규모를 700~800조에서 막을 수 있었다. 조선산업의 구조조정도 30조원에서 막을 수 있는 것을 늦게 하는 바람에 75조원을 쏟아붓고 있다"고 한숨 지었다. 

◇ "경제체제를 새판으로 짜야…승자독식의 선거제도부터 바꿔야"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교수는 경제체제를 새 판으로 짜는 식으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다고 주장했다. 

"한국 경제는 우리 몸으로 비유하면 골골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체제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현 상황은 금리를 어떻게 하고 구조조정을 해서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기업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기업이윤을 늘려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선진기술을 베껴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을 때는 먹힐 수 있었지만 우리가 선도해 나가는 시장에서는 맞지 않다. 해양플랜트가 안되고 갤럭시노트 7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 단적인 예이다. 한마디로 지금까지의 자본축적 위주의 성장에서 이제는 혁신 위주의 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자본만 축적해서는 안되고 기술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하고 그에 걸맞는 설계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익숙했던 모든 것과 작별을 고하고 새판을 짜야 한다.

"분배를 골고루하고 복지를 제대로 하며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 교육도 주입식, 습득형 교육에서 토론식, 창의형 교육으로 바꾸고 "선택과 집중"이 아닌 "백화제방·백가쟁명"을 추구해야 한다. 정부 주도 산업진흥정책과 관치금융의 유산을 청산해 재벌 중심 독점구조를 타파하고 중소기업과 혁신적 창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해 이권추구사회를 혁신추구사회로 전환해야 햔다. 경제민주화는 이 모든 변화의 원칙이고 토대이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여에서 야로, 야에서 다시 여로 정권이 왔다갔다 했지만 경제가 달라진 것은 없다. 재벌지배구조는 강화됐고 경기부양은 맨날 부동산으로 하는 등 구시대의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이러한 체제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를 위해서는 승자독식주의를 갖고 있는 선거제도부터 바꿔 국민 의사에 비례해서 의석이 결정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이 자유롭게 정치에 참여하고 주민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때 혁신 위주의 경제체제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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