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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저무는 내연기관차 시대, 우리는
2017-09-28조회수: 231
세계 자동차산업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주요국들이 장기적으로 내연기관차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려 하고 있다. 최근 가장 중요한 움직임을 보인 것은 중국이다. 중국 산업부는 경유차와 휘발유차의 생산을 완전히 금지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내연기관차 퇴출 시간표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지난 11일 밝혔다. 중국의 이번 선언은 매우 큰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시장이기 때문이다. 2016년 중국의 신차판매량은 2803만대로 전 세계 신차판매량 9386만대의 약 30%를 차지했다. 또한 전년대비 증가율이 13.7%를 기록했는데, 2위인 미국의 증가율이 0.1%로 정체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전기차시대는 더 빨리 다가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정책의 하나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하는 신에너지차(NEV)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2025년에 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뿐만 아니다. 영국 정부도 올해 7월 말 공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2040년까지 디젤차와 휘발유차 및 밴(Van)의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도 2040년부터 디젤차와 휘발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는 10년 이상 된 디젤차를 폐기하고 신차로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1만유로를 지원해주고 있으며, 전기차 충전시설을 2016년 1만6000개에서 2020년에 4만5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독일은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독일 연방상원은 2030년부터 배출가스를 내뿜지 않는 자동차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같은 내용이 법제화될 경우 2030년부터 독일에서는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의 판매 및 등록만 가능해진다. 이 밖에도 인도가 2030년 이후,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2025년 이후 디젤차와 휘발유차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전기차 생산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폭스바겐은 지난 11일 300개 차종 모두에 전기차 기술을 적용한 모델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200억유로(27조원)를 투자하고, 배터리를 구매하는 데 500억유로를 지출할 계획이다. 다임러는 지난해 말 전기차 개발에 10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의 베이징자동차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의 전기차 인프라에 7억35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다임러의 고급 브랜드 자회사인 메르세데스 벤츠는 2022년까지 모든 차종의 전기차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BMW도 2025년까지 1회 충전 시 7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25종을 출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볼보는 2019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차종에 전기 배터리와 모터를 장착할 것이며, 2019년과 2021년 사이에 5종의 순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푸조시트로앵은 2023년까지 새로 출시될 34개의 모델 가운데 80%가 순수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고, 재규어랜드로버는 2020년부터 내연기관으로만 달리는 자동차를 더 이상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요타, 닛산, 스바루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전기차 생산과 판매 비중을 크게 늘리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국들이 내연기관차 시대의 종언을 예고하고,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과 생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 정부와 자동차업계는 더욱 긴장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과 판매를 촉진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의 움직임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더구나 한국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 세계 각국의 흐름에 비해 너무 많이 뒤처졌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훨씬 더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정책들을 내놓아야 한다. 

한편 국내 대표 자동차업체인 현대차도 기존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현대차는 최근 내수시장과 미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사드 문제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향후 전기차시장을 주도하려는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더욱 불안하다.

현대차는 여전히 수소차 개발에 상당한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소차는 주행거리가 길고 주행과정에서 배기가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관련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 잡는 세계적 흐름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식 혁신’에 너무 많은 자원을 쓰고 있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한국 정부와 자동차업계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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