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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수소차, 정책 실패로 기록될 수도
정부정책 농민신문, 2019-03-20조회수: 137


미래 자동차산업 트렌드 전기차로 옮겨가는 추세 美 수소차 판매량은 주춤


무리한 투자 지속할 경우 기업 재무부담 커질 수 있어 전기차 중심 정책이 바람직


연초부터 문재인정부가 갑작스레 강력한 수소차 육성책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친환경차로서 전기차가 세계적인 대세로 굳어지는 마당에 수소차를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올바른 판단인지 의문이 든다. 정부나 옹호자들은 수소차의 기술적 가능성 등을 운운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추세로 볼 때 수소차가 대세를 형성할 기술적 발전을 10년 안에 이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이 글에서는 필자의 전문 영역에 국한해 수소차의 경제적 타당성만 따져보겠다.

수소차의 경제적 타당성은 수소차가 미래 자동차산업의 트렌드가 될 수 있을지 여부와 직결돼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시장의 표준이 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GM·포드·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중국·미국·유럽 등 주요국들이 이미 전기차로 무게중심을 옮긴 상황에서 수소차는 마이너로 전락할 개연성이 크다. 친환경차량 분야에서 기술 진입장벽이 낮고 연비가 뛰어난 전기차가 ‘사실상의 표준’을 장악했으며, 관련 투자가 몰리면서 기술발전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단적으로 2010년에 1000달러 수준이었던 리튬이온 배터리팩의 가격이 현재 25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에 전기차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둔화하는 가운데에서도 전기차 판매량은 2013년 9만7000대에서 2018년에 200만대를 넘어섰다. 5년간 연평균 83%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앞으로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가파르게 늘어나 2030년에는 210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세계 최대 수소차시장인 미국의 2018년 수소차 판매량은 2368대로 2017년 2313대에 비해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보다 인구가 7배나 많은 수소차 최대 시장인 미국의 수소차 판매량이 한국 정부의 올해 수소차 목표 보급대수 4000대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정도로 미미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세계의 대세가 전기차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면,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자동차산업에서 수소차가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국내에서야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충전 인프라를 깔아 수소차를 보급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해외시장에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수소차 수출 역시 쉽지 않다. 실제 주요 국가별 수소차 충전소 설치 전망을 살펴보면 지난해 373대였던 충전소는 2025년이 돼서도 2000대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수소차시장의 성장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무리한 투자를 지속한다면 이는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보다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또한 연구개발(R&D) 역량을 분산시켜 그동안 어렵게 키워온 전기차 부문의 경쟁력마저 약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수소차 육성정책 역시 제대로 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신기술 개발과 선제적인 투자로 혁신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자동차산업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수소차가 에너지 효율과 시장성, 인프라 투자 면에서 전기차 대비 비교 열위에 있는 만큼, 정부는 수소차가 아닌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차 육성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가 이제 막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글로벌 업체간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소차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기회비용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일본의 정보기술(IT)산업이 과거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흐름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식 혁신’에 젖어 들면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현재와 같은 무모한 수준의 수소차 육성정책을 지속한다면 이는 나중에 문재인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수소경제 로드맵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기 바란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수소차에 쏟을 자원의 상당 부분을 전기차 관련 산업 지원과 인프라 구축으로 전환하길 바란다. 한국이 전기차에서도 앞서가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대인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하버드대 공공정책학 석사 ▲동아일보 기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운영위원회 위원 ▲현 선대인경제연구소장 ▲저서 <위험한 경제학> <일의 미래> 등 다수


기사원본: https://www.nongmin.com/opinion/OPP/SWE/ECO/308970/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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