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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가격 거품위험의 진실은?
부동산 국제경제 2017-10-22 17:54:57

<요약>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시장 거품붕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주택가격지수인 케이스쉴러 지수는 작년부터 세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미국의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데에는 미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미국경제의 회복, 여기에 수급불균형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다만 모기지대출 규모나 연체율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주택가격이 심각한 거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런 상황 가운데 부의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은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세계 금융위기 이전수준을 뛰어넘은 미국 주택가격

미국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택시장에 거품이 낀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년전 미국경제는 빠르게 상승하던 주택가격 거품이 갑자기 꺼지면서 큰 충격에 빠진 바 있다. 미국의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버블이 미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스택파이낸셜매니지먼트의 제임스 스택 대표가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이 붕괴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스택 대표는 2005년에 미 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이 미국 주택가격의 거품 가능성을 부인했을 때 반대의 목소리를 냈던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였다. 

실제로 <그림1>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가격 지수인 케이스쉴러 지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세계 금융위기 이전 고점을 넘어서고 있다. 미국 전체 주택가격은 2006년 7월에 184.6으로 고점을 찍은 후 급락하기 시작해 2012년 2월에 134.0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다시 빠르게 상승하면서 2017년 6월 현재 192.7을 기록하고 있다. 저점 대비 43.8% 상승한 것이며 세계 금융위기 이전 고점에 비해 4% 이상 높은 수치다. 

<그림1> 미국 주요 도시들의 케이스쉴러 지수 추이
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준(FRED)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주요 도시별로 보면 샌프란시스코는 저점대비 85% 상승해 매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애틀 역시 최근 주택가격이 급격히 오르며 78%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스턴과 뉴욕이 각각 34.3%와 17.9%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부 도시들에 비해 서부 도시들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은 모습이다. 특히 텍사스주의 댈러스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댈러스는 2000년대 이후 주택가격이 완만하게 상승하면서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도 큰 충격을 받지 않았던 지역이다. 그러나 2012년부터 주택가격이 빠르게 오르기 시작하면서 올해 6월 현재 저점대비 58.4%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샌프란시스코∙시애틀 뿐 아니라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댈러스와 덴버 같은 도시들도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택시장 거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주택가격 상승 이유

미국의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 연준이 시행한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크게 작용했다. 미 연준이 2008년 말부터 기준금리를 제로수준으로 낮추고 국채와 모기지채권을 대규모로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시중에 막대한 자금이 풀렸고, 이것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림2>의 첫 번째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모기지금리(30년)도 하락했다. 모기지금리는 기준금리나 10년만기 국채금리 등과 연동되는데, 모기지금리가 하락하면 주택구매에 따른 이자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경제가 회복세를 보인 것도 주택가격 상승에 기여했다. <그림2>의 두 번째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올해 9월 미국의 실업률은 4.2%로 2001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물론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의 영향으로 비농업취업자수가 7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하기도 했으나, 9월의 시간당 평균임금이 26.55달러로 전월대비 0.5%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가 101.1을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인 95.0을 크게 넘어선 것이었을 뿐 아니라 2004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림2>
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준(FRED)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이에 따라 미국의 주택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림3>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량은 올해 8월에 535만호(연환산)로 전년동월대비 0.2% 증가했다. 신규주택 판매량은 56만호(연환산)로 전년동월대비 -1.2% 감소했으나 전반적으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해 외국인들의 주택구입도 일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2016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외국인들의 미국 주택매입은 전년동기대비 49% 증가한 1,530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치였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전체 기존주택 판매량의 10%를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인들이 317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캐나다인 190억달러, 영국인 95억달러, 멕시코인 93억달러, 인도인 78억달러 등을 기록했다. 다만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개인의 위안화 환전 한도를 연간 5만달러로 제한하는 등 중국정부의 규제가 강해지고 있어 이 같은 움직임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중국인들은 환치기나 암거래은행 등을 이용해 중국정부의 규제를 일정하게 우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3>
주) 미국 통계청과 부동산협회(Realtor)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미국 주택시장 가격급등, 버블의 징후인가?

이처럼 현재 미국 주택시장은 금융당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지속되고 미국경제 회복으로 주택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최근의 주택가격이 세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한 지표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그림4>
주) 뉴욕연준과 미국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그림4>의 첫 번째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 가계의 모기지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 2분기에 7조 8,410억달러까지 떨어졌던 모기지대출 규모는 최근 들어 증가속도가 빨라지며 2017년 2분기에 8조 6,910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버블의 절정기였던 2008년 3분기의 9조2,940억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또한 90일 이상 악성 연체율도 2017년 2분기 현재 1.27%로 2010년 1분기의 고점인 8.89%에 비해 크게 낮다. 모기지대출자들의 신용점수도 비교적 높게 유지되고 있다. <그림4>의 두 번째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기 전까지 760점 이상의 높은 신용점수를 보유한 사람들의 대출액 비중이 20~30%에 불과했으나,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들이 대출기준을 강화하면서 현재 이들의 비중이 60% 수준으로 높아졌다. 신용점수는 모기지대출의 가능여부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대출금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다만 미국정부는 주택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FHA(연방주택국)대출과 VA(연방보훈처)대출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FHA대출을 이용할 경우 신용점수가 580점 이상인 사람은 계약금의 3.5%만 내면 되고, 500~579점인 사람은 계약금의 10%를 내는 식이다. 기존 금융권 대출에 비해 훨씬 좋은 조건이다. 대신 대출을 받은 주택소유주는 모기지보험(MI)을 구입해야 한다. 

이어서 <그림4>의 세 번째 그래프에서 주택형태별 건축허가 추이를 보면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독주택의 경우 2014년 1월 62.1만호에서 2017년 9월 81.9만호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다가구주택은 같은 기간 35만호에서 36만호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의 특성상 다가구주택은 대부분 임대를 위해 공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주택건설 증가가 투기적인 목적보다는 실제 거주를 위한 주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현재 세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투기적인 거품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그림2>에서 본 것처럼 모기지금리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기준금리가 서서히 오르면서 모기지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모기지금리와 기준금리의 금리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고려할 때 모기지금리가 단기간 내에 크게 오를 가능성은 낮다.

<그림5>
주) 미국 통계청과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한편 <그림5>의 첫 번째 그래프에서 미국의 공실주택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임대용 공실은 2009년 462만호에서 2017년 2분기 347만호로 감소했고, 매매용 공실 역시 2008년 223만호에서 올해 2분기에 120만호로 줄어들었다. 미국의 총 주택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공실주택이 줄어드는 것은 주택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같은 문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림5>의 두 번째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최근 신규주택 착공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주택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고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면 주택건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 주택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언론기고문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배경으로 두 가지 요인을 제시한 바 있다. 하나는 물리적인 제약으로 주택건설이 필요한 지역이 강이나 호수에 둘러싸여 있거나 토지의 경사가 심하면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정치적인 제약인데, 기존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공급 확대를 달가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저항이 정부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에는 수급문제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에서 본 시애틀은 이 같은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예다. 미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시애틀 인구는 2016년 7월 1일 현재 70.4만명으로 일년 전의 68.4만명에 비해 3% 넘게 증가했다. 미국의 주요 대도시들 가운데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아마존과 관련이 깊다. 아마존은 2010년에 본사를 워싱턴주 밸뷰에서 시애틀로 옮긴 이후 매년 수천명의 직원을 새로 뽑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각지에서 많은 젊은 인력이 유입되고 있다. 시애틀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최근 시애틀로 이주한 사람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아마존과 관련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시애틀의 주택 부족 및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시애틀의 주택가격은 일년 전에 비해 13.5% 올라 주요 도시들 가운데 주택가격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이처럼 미국의 주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금융기관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특히 순이자수익이 114억달러로 전년동기의 104억달러는 물론 전망치인 113.3억달러보다도 높게 나타나면서 실적호조를 견인했으며, 이에 따라 BOA의 주가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웰스파고 역시 이자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4% 증가했다. 다만 고객의 동의 없이 수백만 개의 계좌를 개설한 이른바 유령계좌 파문의 여파로 신뢰가 하락하면서 개인주택부문의 대출이 감소하고 있고, 모기지대출 소송과 관련해 1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미국 주택가격 상승의 불안요인 

최근 몇 년간 미국의 주택가격이 빠른 상승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10년 전과 같이 미국 주택시장에 심각한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모기지 대출의 급속한 증가에 기반한 주택가격 상승이 아니고 모기지 대출자들의 신용도가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근거 중의 하나다. 폭증하는 주택담보대출을 배경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한 한국과는 다른 양상인 셈이다. 더구나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공급부족 문제가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들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일정하게 지속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거품붕괴 위험이 낮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자가소유율이 상당히 낮아졌다. 2004~2005년에 70%에 육박했던 자가소유율은 올해 2분기 현재 63.7%에 그치고 있다. 즉 많은 사람들에게 주택을 구매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까다로운 주택구입 절차와 잦은 이직 등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집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 주택구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연준이 최근에 발표한 가계재무조사(SCF) 자료에 따르면 2013~2016년 기간 동안 미국 전체 가계의 소득수준과 자산가치가 골고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위계층의 소득과 자산이 더욱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그림6>에서 보는 것처럼 세계 금융위기 이후 상위 1%의 재산 비중은 갈수록 커지는 반면 하위 90%의 비중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경제회복이 지속되고 실업률이 하락하면서 저소득층의 소득과 자산도 증가했지만, 주택가격 상승과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수혜가 상위계층에 집중된 결과다. 특히 흑인 가계의 중위자산이 1만7,600달러로 백인 가계 중위자산인 17만1,000달러의 10분의 1에 불과해 인종별 격차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택가격 상승은 미국경제의 회복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미국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갈수록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그림6>

주) 미 연준의 SCF 자료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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