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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차이나리포트] 판도가 재편되는 중국 자동차시장(무료 샘플)
국제경제 2015-08-24 23:51:04

선대인경제연구소에서 구독할 수 있는 보고서에는 크게 SDI리포트와 SDI글로벌모니터, 슈퍼차이나리포트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슈퍼차이나 리포트는 중국의 주요 경제 흐름과 산업별 비즈니스 및 투자 기회에 관한 정보와 통찰력을 제공하는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는 격주로 발간됩니다. 

중국 자동차시장의 구조 변화


중국 자동차시장의 구조 변화가 심상치 않다. 2000년대 초반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던 자동차시장의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세계 자동차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중국 시장의 부진은 곧장 자동차업체 및 관련 산업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줄곧 경제성장률을 상회했던 중국 자동차 판매증가율이 올해 4월 이후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음을 감안할 때 단순히 거시경제 침체 탓으로만 보기도 어렵다. 공급과잉과 수요부족이 맞물리며 수급이 꼬인 것이 일차적 원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구매제한정책이 시행되고 시장 성숙에 따른 지역별 차별화와 소비자 선호에 따른 시장 세분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중국 자동차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물론 중국은 여전히 모터라이제이션(Motorization, 자동차 대중화)이 시작단계에 있고, 지속적인 소득증가와 라이프 스타일 변화 등을 고려하면 향후 성장잠재력은 여전히 크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시장의 구조가 급변하고 있고,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이익은 둘째치고 생존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림1>

주) KARI 및 OICA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우선 최근 중국 자동차시장의 현황을 살펴보자.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중국은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였다. <그림1>에서 보듯이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의 침체기에도 중국 자동차시장은 승승장구하며 전세계 자동차 산업의 회복을 견인했다. 중국 정부는 4조 위안에 이르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실물경제를 떠받쳤고, 여기에 기차하향(汽车下乡, 소형차를 구매하면 보조금을 주는 제도)과 이구환신(以旧换新, 기존 차를 버리고 새로운 자동차를 구매하면 보조금을 주는 제도) 등의 차량구매보조금 정책을 통해 내수진작과 자동차산업 발전을 적극 유도했다. 뒤이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시장지배력을 갖춘 합작투자회사들(상하이폭스바겐, 상하이GM 등)에게는 그야말로 황금기였다. 2010년 이후 차량구매보조금 정책이 종료되면서 중국 로컬 업체들의 가격 메리트가 사라진데다, 도요타 리콜사태 등 일본 자동차업체의 부진이 본격화되면서 생긴 공백을 합작투자회사들이 메우며 급성장한 것이다. 한국의 현대-기아자동차가 이 기간 동안 급성장을 거듭했던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자동차 시장이 감속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림1>에서 보듯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승용차 판매증가율은 2014년 하반기부터 한 자릿수로 줄어들더니 2015년 7월에는 전년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올해 7월까지 누계치로도 전년동기 대비 3.9%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중국 시장 판매 목표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으며,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올해 자동차 수요 성장률을 7%에서 3%로 하향 조정했다. 자동차 시장의 침체여파는 제조업체뿐 아니라 산업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부품업체와 지역경제에도 미치고 있다. 부품업체들은 물량감소와 가격하락의 이중고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고, 자동차 산업 육성에 전력해 온 몇몇 도시들은 생산량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3대 자동차 그룹 중 하나인 이치자동차(一汽轿车)가 있는 창춘시의 경우 전체 공업생산량의 60%를 자동차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공업도시로 유명한 광저우의 경우에도 자동차 생산량이 4.5% 감소할 때 전체 공업생산 증가율이 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시장 부진의 배경


이처럼 급성장하던 중국 자동차시장이 빠르게 침체에 빠져든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경기둔화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가 가장 큰 요인이다. GDP 성장률은 간신히 7%를 사수했지만, 다른 경제지표는 중국 경제가 단순한 성장통 이상의 경기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선진국 시장의 대안으로 부각된 중국 시장으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투자가 집중되면서 공급과잉 압력 또한 높아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9년까지 중국 내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려 연간 5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GM도 향후 5년간 17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동차산업 부양책으로 쓰인 보조금 제도가 시장의 힘에 의한 구조조정을 지연시킨 탓도 있다. 올해 중국 자동차업계 전체의 생산능력은 5000만 대 수준으로 연간 수요가 2500만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많다.


공급과잉이 심화되면 재고는 급증하고 가동률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中国汽车流通协会)가 발표하는 ‘자동차 재고 경보지수 (VIA, Vehicle Inventory Alert Index)’는 9개월 연속 기준선인 50%를 상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자동차 생산시설 가동률은 2010년 85.1%를 고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14년에는 59.6%에 그쳤으며 올해에는 50%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장치산업인 자동차산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아 가동률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매출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필연적이다. 특히 경쟁력이 낮은 로컬업체들의 가동률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어 머지 않아 이들 업체들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쉬허이(徐和宜) 베이징자동차 회장도 "2020년까지 최소 20%에서 많으면 전체 자동차 업체의 3분의 1가량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수요감소와 공급과잉에 따른 재고부담이 커지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대규모 가격인하를 통해 제살깎아먹기식의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올해 4월 상하이폭스바겐이 중형세단을 포함한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만 위안 인하한데 이어 5월에는 상하이GM이 11개 차종의 가격을 1만~5.4만 위안 인하했다. 이치도요타와 둥펑닛산 등 일본 업체와 창청(長城)자동차 등 로컬업체들도 가격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중국 정부의 자동차 구매제한정책도 자동차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 정부는 번호판 발급량을 제한함으로써 자동차 구입을 규제하고 있다. 자동차 수의 급속한 증가로 도심의 인프라시설 수용력이 한계에 도달했고, 교통체증 심화에 따른 대기오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1994년 상하이에서 처음으로 자동차 구매제한정책을 도입했지만, 전국 단위로 확산된 것은 2011년부터다. 2011년에 베이징에서는 번호판 15만개(친환경차 3만 포함)를 추첨형태로 발급하기로 했으며 뒤이어 광저우, 톈진, 항저우, 선전도 자동차 구매제한정책 대열에 합류했다. 선전의 경우 자동차 규제정책이 시행되기 전 연간 자동차 등록대수는 50만 대 수준이었지만, 규제정책 시행 이후에는 10만개의 번호판만 발급하고 있다. 상당한 규모의 자동차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자동차 구매제한정책은 청두, 충칭, 타이위엔 등 자동차 과밀지역으로 확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현지 자동차업체들은 자동차 규제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 판촉행사를 통해 미래 수요를 앞당겨 쓰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들의 수요 부진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중서부로 옮겨가는 자동차 수요


지금껏 자동차시장의 급성장을 선도해 왔던 핵심 수요처가 동부연안의 1선도시에서 중서부의 2,3선 도시로 이동하고 있는 것 역시 중국 자동차시장의 구조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동부연안 도시의 수요가 정체되고, 대신 중서부 내륙지방 도시의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은 단순히 수요의 지역적 이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세대와 소득수준에 따른 구매행태의 변화로 인한 차급별·차종별 차별화가 동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급차보다는 저가의 실속형 차량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그림2>에서 보듯이 1인당 GDP가 높은 베이징, 톈진, 상하이 등 동부연안 도시들의 자동차 판매증가율은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은 그간 가파른 성장으로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도달한데다 정부의 구매제한정책과 반부패법 시행 등으로 수요가 위축되었다. 같은 동부지역이라도 1인당 GDP가 상대적으로 낮은 허베이, 광둥의 자동차 판매증가율은 높다. 반면, 장시, 충칭, 쓰촨 등 1인당 GDP가 낮고 자동차 보유수준이 낮은 중서부 지역 도시들의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림2>

 주) Oxford Economics 및 FOURIN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문제는 핵심 수요처가 동부연안에서 중서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중국 자동차시장이 침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동부연안 대도시 지역의 수요 감소분을 중서부 지역 도시들의 수요 증가분이 상쇄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동차시장의 지역적 전환 과정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성장동력을 투자-수출 중심에서 내수소비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후자가 전자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인 까닭에 GDP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판이 흔들린다, 로컬업체들의 부상 


중국의 주요 산업 중 자동차 부문만큼 외국계 합작투자회사에 의존적인 산업은 없다. 애초 시장은 내어주되 기술은 전수받는 방식(市場換技術)으로 외국인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기술 전수에서도 큰 소득을 얻지 못한 채 1980년대 이후 줄곧 시장을 외국계 합작투자회사에 내어주는 상황이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행되었던 보조금 제도가 종료되고 중국 로컬업체들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로컬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위축되었다. 하지만 로컬업체들은 이 기간 동안 품질 및 판매시스템을 향상시키고 서비스를 개선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선두에 있던 로컬업체들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부단한 기술혁신과 차종 개발 등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기초체력을 키웠다.  


<그림3>에서 보듯이,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10여개 업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폭스바겐, GM과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한 상하이자동차가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닛산, 혼다, 기아차와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한 동펑자동차가 14%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폭스바겐, 토요타 등과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한 이치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하락추세에 있다. 이런 가운데 창안, 창청, 지리 등 로컬업체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이러한 로컬업체들의 선전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폭발적인 성장이 자리잡고 있다. 핵심수요가 2,3선 도시로 이동하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성능과 디자인이 우수한 SUV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림3>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승용차와 상용차의 판매비중이 꾸준히 감소추세에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SUV 수요증가는 합작투자회사의 주력 차종인 준준형(C2) 이하급 세단의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 이들 세단 구매자의 상당수가 최초 구매자인 탓에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상황에서 로컬업체들이 젊은층의 취향에 맞게 제품을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자동차금융을 활용한 자동차 구매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실제로 중국의 자동차 금융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30%씩 성장해 왔으며, 그 중심에는 기성세대와 달리 부채를 지는 것을 꺼리지 않는 젊은 세대가 자리잡고 있다.


<그림3>

           주) Auto Data Bowl 및 CAAM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이에 따라 중국의 SUV 판매규모는 2010년 128만대에서 지난해 396만대로 대폭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판매 비중도 10.7%에서 25.5%로 크게 증가했으며, 올해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IHS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18년에는 중국 내 SUV 판매량이 500만대에 육박하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판매처가 될 전망이다. SUV 시장의 선전에 자신감을 얻은 로컬업체들이 세단형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합작투자회사들에겐 더욱 위협이 되고 있다.  


이처럼 SUV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성장의 과실은 대부분 중국 로컬업체에게 돌아가고 있다. 창청(長城)자동차의 하발 H6, 장화이(江淮)자동차의 루이펑S3, 창안(長安)자동차의 CS35 등 로컬업체들이 시장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시장점유율을 확장해가고 있는데 반해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합작투자회사들은 뒤늦게 이러한 트렌드를 쫓아가는 상황이다. 로컬업체 중 단연 돋보이는 회사는 창청자동차이다. 창청자동차는 과감한 R&D 투자를 통한 기술혁신과 BMW 출신의 수석디자이너 영입을 통한 디자인 향상으로 SUV업계 선두로 나서고 있다. 7개에 달하는 SUV 제품군으로 다양한 취향의 소비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경쟁업체의 차종에 비해 30~50% 저렴한 가격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자동차시장 침체로 합작투자회사들이 경쟁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로컬업체들의 확고한 가격경쟁력에 기인한다. 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 대다수 자동차 업체들이 SUV 모델에 대한 가격 인하 및 프로모션에 나서면서 창청자동차는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주가 하락으로 반영되고 있다. 이밖에 창안자동차와 지리자동차 역시 로컬브랜드의 강점을 잘 살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SUV시장에 로컬업체들과 합작투자회사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어 경쟁격화가 예상되지만, 이들 로컬업체들의 비교우위는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등 켜진 현대-기아차, 시간이 많지 않다


중국 자동차시장의 메이커별 판매점유율 추이를 살펴보면 <그림3>에서 보듯이 폭스바겐(VW)은 주력모델의 부진으로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이며, GM의 경우 판매량 자체는 줄어들고 있지만 점유율은 가까스로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하락추세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1월만 해도 10%에 육박하던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올해 6월 6.6%로 급전직하했다. 급변하는 중국 자동차시장에 적시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이다. 지난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일본 업체들은 엔저(円低)와 판매 인센티브 강화에 따른 가격경쟁력 확보, 고사양화된 제품 출시 등을 통해 빠르게 판매를 늘리며 점유율 회복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샤오미, 화웨이에 끼인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현대-기아차 역시 위로는 유럽과 미국의 고급브랜드, 아래로는 로컬자동차 업체들의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그림4>

주) Kari 및 현대차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이러한 중국 자동차시장의 구조변화와 로컬업체의 부상은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에게 심각한 도전이다. 특히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경쟁사들과 급성장하는 로컬업체들 사이에 끼어 샌드위치 신세가 된 현대-기아차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만도 등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현대차 중국공장 판매 실적이 올해 3월 10만 2,552 대에서 7월에는 5만 4,160대로 거의 반토막났다. 7월 실적은 전년동기대비로도 32% 감소한 수치이다. 연초만해도 인도 공장 판매량의 두 배에 이르던 중국 공장 판매량은 이제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감소했다. 현대차의 상반기 중국 공장 매출은 8조 808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1% 감소해 현대차 지분법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기아차 역시 7월 판매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33% 감소한 3만 대에 그쳤다. SUV시장 확대와 2,3선 도시로의 수요 이동 등 시장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데다, 중국현지 합작사인 베이징자동차와의 입장차이로 가격인하 경쟁에서 뒤쳐졌기 때문이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대-기아차는 신형 투싼과 K5 등을 출시하고, 중국 소비자 기호에 맞는 SUV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그간 싼타페와 투싼(현지명 ix35) 등 2개 주력 모델에 대한 가격을 10% 인하했으며, 현재 1700여 개인 중국 내 딜러망을 내년까지 2000여개로 늘려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중서부지역의 판매망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경기침체로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다. 경쟁업체에 비해 가격 인하폭이 크지 않은 현대-기아차의 할인전략이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운 구도이다. 그나마 환율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점이 숨통을 트이게 하는 요인이다. 폭스바겐, GM, 르노 등도 저가 SUV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밝히며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고, 신기술 도입을 통한 품질향상과 판매망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요자 요구에 발 빠르게 변화해야 할 상황에서 경쟁업체에 비해 중국 현지전략형 모델 비율이 크게 낮은 부분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중국 시장의 침체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신흥국 시장에 대한 확장을 서두르고 있어 이들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쟁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GM이 상하이자동차와 함께 50억 달러를 투입해 합작법인(조인트벤처) 형태로 신차를 공동 개발해 중국을 포함한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지에서 현지 생산·판매에 나설 계획을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베이징자동차, 둥펑 등 로컬업체들도 향상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중동 등 신흥시장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한 주지하듯이 중국정부는 미래 먹거리산업인 신에너지 자동차 부문에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2009년 7대 전략적 신흥산업에 신에너지 자동차를 선정한 이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과 투자를 수행해 왔다. 그 결과로 자동차시장 침체 속에서도 신에너지 자동차는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 7월 장화이자동차가 신에너지 자동차에 45억 위안을 투자하고 2025년까지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 비중을 30% 이상 높이겠다고 밝혔으며, 비야디(BYD), 창안자동차 역시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에 7만 2,000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중국 정부는 각종 보조금과 취득세 감면뿐만 아니라 관공서 전기차 비율 확대, 충천소 확충 등을 통해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의 발전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로컬업체들의 약진과 더불어 신에너지 자동차 분야의 중국 업체들의 성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시장에서 점유율이 줄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에서도 한 동안 고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급변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구조, 로컬업체의 약진, 신성장동력 부문에 대한 투자 등 현대-기아차가 넘어야 할 산은 많고 또 험하다.



중국 내 주요 자동차 업체 주가 추이


■ 경기침체에 따른 자동차 판매 감소로 자동차 업종 주가는 전반적으로 하락세에 있음. SUV 부문에서 선전하고 있는 창청자동차 역시 경쟁업체들의 가격 인하 및 프로모션으로 업계 내 경쟁이 심화되어 주가가 하락하고 있음. 이치자동차의 경우 자국기업 육성 정책과 국유기업 개혁 등의 호재로 7월 이후 상승세에 있음. 



주) 각 회사 및 新浪财经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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