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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I리포트 샘플보고서] 카카오뱅크 돌풍,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가계부채 산업/기업 2018-01-09 14:55:18


흥행 돌풍을 일으킨 카카오뱅크


지난 7월 27일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출범했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개시 5일 만인 7월 31일에 100만 계좌를 돌파했으며 8월 11일 기준으로 216만 계좌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전체 시중은행의 비대면 계좌개설 수가 15만 건에 불과했고, 지난 4월에 출범한 케이뱅크의 계좌 수가 50만여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성장세다. 물론 4,300만 명에 이르는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잠재고객인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의 성장은 아직 시작단계일 가능성이 높다.


<그림1>
 
주) 카카오뱅크 및 언론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가입자 수가 증가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여·수신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림1>에서 보듯이 카카오뱅크는 출범 보름 만에 수신액 1.2조원, 여신액 9천억원을 기록하며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8.2부동산대책이 나온 이후 카카오뱅크의 여신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투기억제책으로 대출이 어려워지자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로 주택매입 자금을 메우려는 수요가 가세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처럼 카카오뱅크 열풍이 이어지면서 카카오뱅크의 대출업무·카드배송 서비스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는가 하면 대출급증에 따른 재무건전성(BIS비율 및 예대율)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상담인력 확충과 시스템 증설에 나서는 한편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신규 대출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 발행 예정 주식은 보통주 1억주이며 주금납입 예정일은 9월 5일로, 이번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기존 3,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림2>
 
주) NICE알앤씨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그렇다면 카카오뱅크 열풍을 이끈 주역은 누구일까?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NICE알앤씨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이용자는 30~40대 남성, 사무직, 고소득층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2>에서 보듯이 카카오뱅크 앱 설치자 중 40대의 비중이 35%로 가장 높았고, 이어 30대와 20대가 각각 29%와 21%를 차지했다. 반면 모바일 접근성이 낮은 50대 이상 고령층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카카오뱅크 이용자들의 직업은 사무직이 주종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앱 설치자 중 사무직의 비중은 43%로 전체 경제활동인구에서 사무직이 차지하는 비중(35%)보다 크게 높았다. 이어 자영업자(기업경영자)의 비중이 12%였고,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는 12%를 차지했다. 월 가구소득별로는 5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 비중이 43%로 가장 높았고 500만원 미만(33%), 300만원 미만(8%)이 그 뒤를 이었다. 이를 볼 때 카카오뱅크의 이용자는 주로 금리에 민감한 사무직 고소득층이며 이들은 낮은 금리로 기존 빚을 갚는 대환 목적으로 카카오뱅크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케이뱅크 여신의 70%를 차지하던 ‘직장인K 신용대출’이 지난달 1일부터 판매가 중단된 것도 이들 사무직 고소득층의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카카오뱅크의 주 이용자가 사무직 고소득층이란 것은 대출 부실 위험을 낮추는 요인이기도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측면도 있다. 취약계층의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기보다 이미 금융 접근성이 높은 계층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흥행 요인


카카오뱅크가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유리한 금리조건을 꼽을 수 있다.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 한도 역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단적인 예로 카카오뱅크는 최저금리 2.85%와 마이너스 통장의 최대 한도 1억 5,000만원과 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해외 송금 수수료도 기존 은행의 10분의 1로 낮췄다. 지점을 없애고 인력 고용을 최소화해 고정비 부담을 낮춘 결과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수신(예·적금)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높고 대출금리는 낮다. <그림3>에서 보듯이 카카오뱅크의 대출금리는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뿐 아니라 케이뱅크보다도 낮은 3%대이며, 수신금리 역시 이들보다 높은 2%대로 책정되어 있다.


<그림3>
 
주) 은행연합회 및 한국은행, 카카오뱅크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카카오뱅크 영업전략이 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최근 몇 년 사이 결제성 예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이 빠르게 증가한 것이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림3>에서 보듯이 2010년에 400조원 수준이던 결제성 예금은 2014년 이후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 6월 기준으로 725조원을 기록했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며 돈을 굴릴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데다 카드사용이 늘고 결제대금이 소액화하면서 개인들이 계좌잔고를 일정규모 이상으로 유지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결제성 예금이 빠르게 늘면서 단기성 자금이 금리나 서비스 혜택에 따라 어디든지 쉽게 옮겨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 입장에서도 이러한 저원가성(이자비용이 낮은) 예금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수익원인 예대마진 확대에 중요하기 때문에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카카오톡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림3>에서 보듯이 2013년 초 3249만 명이던 카카오톡 이용자 수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 4,274만명으로 증가했다. 금리 경쟁력과 사용자 편의성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일반적인 특징 외에도 4,300만명에 육박하는 카카오톡 이용자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기존 은행들이 흉내낼 수 없는 확실한 강점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을 카카오뱅크 이용자들에게 공짜로 제공하고, 카카오톡 친구라면 상대편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송금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카카오톡 플랫폼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비슷한 예로 중국의 국민 메신저인 텐센트 위챗(Wechat)을 들 수 있다. 위챗은 9억명이 넘는 이용자를 기반으로 SNS뿐 아니라 택시호출, 배달음식 주문, 금융 서비스 등 모바일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상거래 서비스를 단일 플랫폼 안에서 제공한다. 모바일 부문에서는 이미 중국이 한국을 앞선 만큼 카카오(카카오뱅크)는 위챗의 비즈니스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카카오뱅크가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일까? 당초 카카오뱅크는 출범 3년 후 손익분기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순이자마진 2.5%, 대손율(0.5~0.6%), 판관비 1,000억원 등을 가정할 때 대출 자산 규모가 6조원 이상이어야 흑자전환이 가능한 시나리오다. 실제 미국과 일본 등의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출범 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데 3~5년 정도 걸렸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예대마진과 수수료 수익을 크게 축소시킨데다 IT인프라 구축, 마케팅, 추가 인력고용 등으로 예상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3년 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손익분기점을 조기 달성하기 위해 대출 규모를 무리하게 키울 경우 부실채권 등 자산건전성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지금은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이 이뤄져 대손율을 시중은행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 수준인 0.5~0.6%로 잡고 있지만, 이후 중·저신용자들이 대거 유입되고 금리인상이 뒤따른다면 대손율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이제 막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축적된 신용 데이터베이스(DB)도 부족하고 리스크 관리역량도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대출 확대는 장기적으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카카오뱅크가 은행권의 메기 역할을 할까


카카오뱅크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기존 은행권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카카오뱅크가 비대면 거래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 대출을 하기 어렵고, 알짜 수익원인 자산관리 역량 면에서도 시중은행을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업 자체가 자본 규모에 따른 레버리지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카카오뱅크와 기존 은행간 격차는 너무나 크다. <그림4>에서 보듯이 카카오뱅크가 오는 9월에 증자에 성공해 자본금이 8,000억원으로 늘어난다고 해도 이는 국민은행의 3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림4>
 
주) 금감원 및 은행연합회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카카오뱅크가 자본을 늘리는 것도 현행 ‘은산분리’ 제도 아래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참고로 은산분리 제도는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은 4% 내에서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했음에도 카카오뱅크의 지분 10%만 보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카카오뱅크가 지금처럼 낮은 대출금리를 바탕으로 고객 기반을 넓히는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고수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증자를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자본금이 늘어야 BIS비율이 오르고 그에 따라 추가적으로 대출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증자에 나설 경우 카카오의 지분이 늘어나기 때문에 현재로선 카카오의 증자는 불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결국 인터넷전문은행도 기존 금융권이 좌지우지하게 되고 ICT기업 주도로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고자 한 정부의 원래 취지도 충족하기 어려워진다. 대기업이 은행을 사금고처럼 이용하는 것이 우려된다면 현행 은행법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예외 규정을 만들어서라도 정부가 혁신을 가로막는 또 다른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실 지금껏 시중은행들은 과점체제 속에서 외형 불리기와 손쉬운 이자놀이에 안주해왔으며 소비자의 편의는 뒷전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림4>의 두 번째 그림에서 보듯이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들은 8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이는 주택담보대출로 예대마진을 남긴 전당포식 영업의 결과일 뿐 중소·혁신기업의 성장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기존 은행권의 영업행태에 일정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다.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유리한 금리조건을 앞세워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떨어뜨리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림4>의 세 번째 그림에서 보듯이 케이뱅크가 출범한 4월 이후 시중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낮추고 있다. 5월말 기준으로 3.82%였던 KB국민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7월 말에 3.71%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 역시 3.35%에서 3.28%로 금리를 내렸다. 시중은행들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아직 진입하지 않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메기 효과가 분명하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직접적인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케이뱅크는 지난 5월에 3.65%였던 신용대출 금리를 6월에 0.48%포인트나 인하한 데 이어 7월에도 3.06%로 끌어내렸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와 경쟁하기 위해 인증절차 간소화 등 비대면 채널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소비자 친화적인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은행권의 10분의 1 수준인 카카오뱅크의 해외 송금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송금 수수료를 낮추고 있다. 기존 은행권이 이번 기회를 계기로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환골탈태할지, 당장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무늬만 바꾸는 시늉을 할 것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로 대변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타성에 젖은 은행권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것만은 분명하다. 따라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새로운 금융 플랫폼으로 조기에 자리잡도록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신용분석을 가능하게끔 하는 등의 제도적 개혁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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